주민과 만나 함께하기 팁 3가지
주민과 만나 함께하기 팁 3가지
  • 김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03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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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사회사업(지역조직화) 실천을 위한 팁

 복지관 등의 기관에 근무하면서 '마을에 나가 주민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교육을 하거나 자문을 요청할 때 주민만나는 법과 주민들과 관계하는 법에 대해 묻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 했습니다.
마을에서 주민만나기와 함께하기 팁 3가지! 함께 보실까요.

Q1. 문이 열려 있는 집은 주민만나기가 좀 나은데 그렇지 않은 집은 어떤 방법으로 만날 수 있을까 고민이 됩니다.

A1. 마을을 잘 아는 주민들과 동행하거나 먹을 것을 구실로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실무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좀 내려 놓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면 좋을 듯 합니다문을 닫아 놓고 있는 주민에게 잘 모르는 사회복지사가 방문한다고 하면 불편하거나 어려울 수 있습니다하지만 이장(통장)이나 부녀회장, 또는 조금 더 친한 지인과 함께 방문한다면 다가가기 좀 더 수월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흔히 게이트키퍼(Gatekeepe), 또는 키맨(Keyman)이라고 하지요그렇게 실무자와 지역주민의 관계도 만들고 주민과 주민의 관계를 주선하려고 노력해 보면 좋겠습니다아울러 작은 먹거리라도 가지고 방문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한 접근법일 수 있습니다.

옆집에서 부침개를 부쳐서, 아니면 반찬을 만들어서, 음료수가 생겨서 핑계삼아 드리러 왔다고 하면 좀 더 수월히 문을 열어주지 않을까요.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시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어르신이 만든 맛있는 부침개
어르신이 만든 맛있는 부침개

Q2. 주변 이웃들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야기하는 분들이 주민들과 함께하는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 하고 싶어 할때 실무자로서 고민이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A2. 갈등을 야기하는 이유에 대해 살피고, 주민들과 당사자와 충분히 소통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주민모임 참여가 갈등을 해결하는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선 이웃과의 갈등관계가 반복되는 원인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고 접근하는 시각이 필요할 듯 합니다지역주민이 비장애인이기에 적용이 안될 수도 있지만, 발달장애 현장에서 흔히 말하는 도전적 행동(예전에 문제행동 등으로 명명했던 행동의 일부)을 접근할 때 그 행동의 원인이 개인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발생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람의 행동은 보편적으로 개인적 성향과 환경의 교집합 지점에서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타인의 간섭을 싫어하는 성향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는데 누군가 옆에서 계속 잔소리를 하거나 간섭한다면 이에 따라 행동(문제)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웃들과 갈등이 반복되는 분이 무엇 때문에 그런지를 먼저 살핀다면 그분이 주민과 함께하는 활동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그 갈등을 해결하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임 시 그분들이 참여하신다면 기존 참여자들과 충분히 논의하셔서 결정하시고, 그분이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해 주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갈등을 일으키는 그분도 유독 누군가의 말은 잘 듣는다거나 친한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분들을 함께 참여하실 수 있도록 부탁드려보면 좋겠습니다.

일례로 저희마을에서도 패션쇼나 주민들이 하는 활동을 할 때 보면 유독 주민들이 싫어하시거나 큰소리를 내는 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옆에서 그분과 친한 누군가가 통제하는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되죠.

또 충분히 소통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주민모임 참여를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부분은 지켜 주셔야 한다'거나, '술을 드시고 오시면 안된다'거나 등의 공동체 활동에 지장을 주는 행동은 하지말아 줄 것을 사전에 상의하고 교육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패션쇼를 위한 연습모임
패션쇼를 위한 연습모임1

Q3. 어렵게 조직된 모임에서 성향이 강하신 분도 계시고 각자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실무자가 힘에 부칠 때가 있습니다. 참여자들에게 작은 역할이라도 드리고 싶어 부탁드리는데, 매번 거절하셔서 역할을 드리는 것에 대한 고민이 큽니다. '역할나눔 어디까지 해봤나?' 팁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A3. 주민 중에 리더를 세워주시고 권한을 위임해 주세요. 실무자도 조직된 모임의 한 일원으로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역할을 원하지 않으시면 당분간은 참여하는 것에 의의를 두세요. 그리고 많이 칭찬해 주세요.

조직된 모임이 어느정도 운영되는 수준이 되었다면, 실무자는 조직된 모임의 모든 상황을 통제하거나 리드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모임의 리더를 별도로 세워 실무자는 리더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모임을 주도하거나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것은 리더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실무자가 힘에 부치고 소진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역할을 매번 거절하실 경우는 역할을 주지 않고 당분간은 그냥 참여하실 수 있게끔 하는게 맞을 듯 합니다. 역할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이 분명히 계실테니까요.

하지만 참여하실 때 장점, 잘하는게 보이면 폭풍 칭찬을 해주시는 것을 반복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한번두번 성공의 경험이 쌓이면 향후 역할을 맡아 함께 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역할나눔 어디까지 해봤나?'라고 했을 때 특별한게 있다기 보다 부탁하고 위임을 했던 듯 합니다. 마을에서 주민들과 활동할 때 제가 모임 계획, 연락, 주선, 픽업 등을 처음에는 모두 하다가 하나둘씩 자연스럽게 부탁드립니다. '00어머니 몇일날 모이니까.. 친하신 누구누구 연락해 주세요.' '오실 때 혹시 누구누구랑 같이 오실 수 있을까요?'

제가 이번엔 사정이 있어서 연락드리거나 같이 못한다고 땡깡(?)을 부리기도 하구요. 그분들이 할 수 밖에 없는 명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듯 합니다.

천천히 하나씩 시도해 보시면 어떨까요?

패션쇼를 위한 연습모임2
패션쇼를 위한 연습모임2

주민들과 함께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기관에서 또는 실무자가 모임도 꾸리도 진행도 하고, 결과보고도 하고 기관과 주민과 소통도 하고 하는 모든 역할을 다 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무자도 모임의 리더나 기관 직원이 아닌 모임의 한사람으로 함께 하려고 차츰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그럴려면 기관에서도 그만큼의 시간을 기다려주고 실무자의 어려움과 상황도 인정해 줘야 가능하겠지요.

*본 원고는 전라북도지역의 복지기관에서 지역조직화와 관련하여 자문 요청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기관에는 사전 양해를 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