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익 때문에 큰 그림을 구기지는 말자
작은 이익 때문에 큰 그림을 구기지는 말자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0.07.2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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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同床異夢)은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다른 생각을 한다'는 뜻인데, 한 공중파 방송의 인기프로그램 이름이기도 하다.

부부들이 겪는 일상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고정 시청자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이야기의 자연스런 전개나 흐름은 방송기술자들의 편집기술이 한 몫 했겠지만, 방송을 보면서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깔깔대면서 보게 된다. 이야기의 핵심은 부부간에도 다른 생각들이 있지만 결국은 양보와 타협을 통해서 항상 웃음으로 마무리 된다는 것이다.

월요일 아침에 특정 방송의 프로그램 이야기를 늘어놓은 이유는, 같은 일에 종사하면서도 생각의 편차가 큰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그렇다.

사회복지에 종사하는 사람들인데도 현안에 대한 동상이몽의 폭이 크고, 해법을 찾아가는 방식에도 커다란 벽이 존재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어떤 견해가 옳고 그르다는 판단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도대체 눈에 보이는 해법마저 애써 외면하는 경우들을 숱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작은 이익에 매몰되어서 큰 그림을 구겨버리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

물론 현대사회가 복잡성과 변동성, 불확실성과 모호성이 두루 범벅이 되어 있어서 유일무이한 결론을 찾기란 애당초 불가능하다. 결론은 고사하고, 문제에 대한 인식조차 하나로 엮어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 자체가 지난하고, 백가쟁명 식의 난상토론을 거듭해도 도로아미타불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중구난방까지 가세하면, 돌고 돌아서 그 자리가 반복되는 속 터지는 상황과 만나게 된다. 고명한 철학자가 ‘판단의 보류’를 제안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마냥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언제까지나 ‘생각의 세상’에 머물러도 되는 일이라면 몰라도, 우리가 사는 세상일들의 속성이 그렇지가 않다.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된 일에 역량을 집중해도 될까 말까한 일이 다반사다. 그래서 인류가 발견해 낸 덕목이 양보와 타협이다. 이 양보와 타협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면 평화와 안정이 보장되고, 그렇지 않으면 다툼과 분열이 조장된다. 가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일이고, 국가나 세계의 역사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 일이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극단적으로 갈라 선 진영(陣營) 간의 대립은 항상 일을 그르친다.

사회복지계도 몇 가지 현안에 대해서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행한 내일과 만날 수밖에 없다.
정부의 ‘갈라치기’ 시도가 분명히 있겠지만, 그보다는 우리 스스로 합리적인 토론과 담대한 타협을 통해 큰 틀의 단일안(單一案)을 만들어내는 ‘절충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