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프리랜서 사회복지사의 생존과 연대
코로나 19, 프리랜서 사회복지사의 생존과 연대
  • 서영협
  • 승인 2020.08.10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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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동안 제도권 현장에서 사회사업을 실천하던 저는 프리랜서로 전향한지 2년 6개월차에 접어듭니다. 

현장에서 사회사업을 잘하기 위해 관심을 가지게 된 인권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싶어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에서 개설한 인권강사 양성과정을 2년 동안 이수하고 나니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은 어느 정도 이해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인권교육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니 현장에 있는 주변 동료들과 기관에서 저에게 인권교육을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깊이 공부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기엔 현장 업무와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점 많은 기관에서 저를 불러주시기 시작하자 일과 교육준비를 병행하기 버거운 상태가 돼 프리랜서의 길로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생계에 위협 처하다 

2018년과 2019년은 꽤 안정적으로 강의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인권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생각과 지식을 쌓으며 순탄하게 지내왔습니다. 그러나 2020년 전 세계에 닥친 코로나19의 확산 때문에 저를 비롯한 많은 프리랜서 사회복지사가 근본적인 생계에 대한 위협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동안 월급을 받는 노동자로 살고 있을 때와는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른 어려움이 닥쳤습니다. 저는 그동안 대부분의 사회복지정책에 자격요건이 되지 않았었는데 수혜자가 되더라구요. 

1월과 2월이야 원래 강의에 대한 비수기라고 생각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8월 현재까지 그 비수기(프리랜서들은 보릿고개라고 합니다)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3월부터 국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하고, 특수고용직 및 프리랜서를 위한 지원정책에 신청하는 등 정부에서 제공하는 지원금으로 한 달 한 달을 버텼습니다. 그래도 어려운지라 금융권에 생전 처음 생활비의 부족으로 대출문의도 해보았습니다. 

월급을 받는 정규직 노동자가 아니다 보니 대출을 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세상의 벽은 높았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의 경제난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불안과 기본적인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와 즐거운사회복지궁리소에서 프리랜서사회복지사에 대한 무보증, 무담보, 무이자 대출을 동료사회복지사들의 뜻있는 펀딩으로 지원 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개인적으로 저에게 어떻게 지원 하면 좋겠는지 몇몇 분들이 의견을 물어보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동안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도 사회복지사협회비를 내고 있었지만 협회에서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프리랜서 사회복지사에게는 별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없다고 생각하였거든요. 그런데 이런 지원의 소식은 저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프리랜서에 ‘가뭄의 단비’ 돼준 무담보 무보증 대출사업

지원 정책이 시작되고 저는 1회에 100만원의 소중한 돈을 대출을 신청 했습니다. 간단한 절차로 신청 후 2일 이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 통장에 100만원이라는 귀한 대출금이 입금이 되었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래! 이런 게 협회가 하는 일이지. 즐거운사회복지궁리소협동조합 정말 멋지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출을 받은 100만원이라는 돈은 저와 제 식구가 어려운 한 달을 또 버티는 큰힘이 되었습니다.  

그 후 예상치 못한 2차 지원가능 신청 안내 문자가 오더라구요. 처음엔 “와우! 더 해준다고?” 하면서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1차 때와는 다른 고민이 생기더라구요. 앞으로 이런 상황이 얼마나 계속될지 확신도 들지 않고, 내가 1년 후에 이 돈을 갚을 상황이 될까? 하는 확신이 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대출을 받으면 이시기보다 하반기에 더 어려운 시기가 오면 신청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아직 힘들지만 대출 증액에 대한 부분은 아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꼭 필요할 때 사용을 하기로 하고 아직은 버티는 중입니다. 

아마 입장은 다르겠지만 많은 프리랜서 사회복지사들이 비슷한 입장이 아닐까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제 대부분의 자산을 맡겨놓았던 은행보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와 즐거운사회복지궁리소가 더 든든한 위안과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동료애와 연대의 실천적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대출제도는 저에게는 경제적지지 보다 더 큰 정서적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 19로 인해 이번 대출지원사업을 시작하긴 했지만 이런 사업이 지속적으로 운영이 되어 프리랜서 사회복지사들이 힘든 상황이 되었을 때 상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훨씬 더 프리랜서 사회복지사들에게 안정적인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사회환경이 계속 변화 되면서 우리 사회복지현장은 보다 다양한 전문인력과 새로운 개척정신을 가진 사회복지사를 필요로 합니다. 저는 그 요구에 전문성을 갖춘 프리랜서 사회복지사가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프리랜서로 사회사업을 실천하는 것은 제도권 안의 사회복지노동자보다 더 많은 결심과 불안요소를 감수하여야만 할 수 있는 필요는 하지만 쉽지 않은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프리랜서 사회복지사의 결심과 불안을 감소시키는데 이번과 같은 대출지원 제도는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됩니다. 그러기에 이런 제도를 마련하게 마음 내어주신 즐거운사회복지궁리소 조합원 여러분의 연대의 마음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런 마음을 이어 받아 저 또한 현장에 발맞추어 사회복지현장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될 수 있도록 힘든 상황이지만 버텨가며 노력하겠습니다. 

연대의 마음으로 어려움 해쳐 나가야

마무리 하면 한 가지 제안을 더 두고자 합니다. 그동안 한국사회복지공제회에 금융상품은 가입대상이 현장에 근무를 하고 있는 사회복지노동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해 왔습니다. 저 같은 프리랜서 사회복지사들은 가입조건에도 들어가지 않았었죠. 이유는 있겠지만 많이 아쉽습니다. 

세상을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싶은 프리랜서 사회사업가 서영협
세상을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싶은 프리랜서 사회사업가 서영협

짧은 생각으로는 사회복지현장노동자로 하는 가입조건기준을 사회복지사협회비를 내고 있는 사람으로 확대를 해 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끝으로 사회복지사협회는 그 고유의 결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동료의 어려움이 있을 때 외면하지 않는 연대의 힘으로 어려운 시기를 잘 해쳐 나갔으면 합니다. 이런 것이 협회다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이번의 어려움에 도움을 받은 것처럼 내 능력이 닿는 한 계속 현장의 동료와 상황의 어려움을 연대하여 함께 하겠습니다. 

즐거운사회복지궁리소와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리랜서 사회복지사와 함께 하기 위해 무담보 무이자 대출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기금 마련을 위해 많은 사회복지인들이 함께 참여 해주셨고, 현재 1600여 만원의 잔고가 남아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강의, 프로젝트 등의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프리랜서 사회복지사는 함께할 수 있으니 신청 바랍니다. 

 

[프리랜서 사회복지사를 위한 대출ㆍ펀드 참여 현황]
2020년 6월 24일 10:00 업데이트 

✅후원 기금: 12,000,000원
✅펀드 약정액 : 24,650,000원 
✅입금액: 28,150,162원 
✅펀드 참가자: 53명 

◼️1, 2차 선정: 5명 (4월 23일)
◼️3차 선정: 2명 (4월 24일)
◼️4차 선정: 1명 (4월 28일)
◼️5차 선정: 1명 (5월 6일)
◼️6차 선정: 2명 (5월 8일)
◼️7차 선정: 1명 (5월12일)
◼️8차 선정: 2명 (6월 4일)
◼️9차 추가: 2명 (6월 5일, 6월 8일)
◼️10차 추가: 1명 (6월 23일)
◼️11차 추가: 1명 (6월 24일)

◼️1, 2차 지급액: 5,000,000원
◼️3차 지급액: 2,000,000원
◼️4차 지급액: 1,000,000원
◼️5차 지급액: 1,000,000원
◼️6차 지급액: 2,000,000원
◼️7차 지급액: 1,000,000원
◼️8차 지급액: 4,000,000원
◼️9차 지급액: 4,000,000원
◼️10차 지급액: 2,000,000원
◼️11차 지급액: 2,000,000원

◼️잔여 기금: 16,150,162원

♣ 펀드에 참여해주신 분들 (익명 후원자 제외) 

류승남, 이정규, 최장열, 박진제, 김은희, 손현창, 최주환, 김현준, 나혜정, 정원희, 최혜경, 김혜란, 안태용, 정재훈, 김일용, 오승환, 권송미, 김진희, 서문지애, 임병광, 박정아, 오창성,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세밧사), 사회복지실천연구소 정명, 이문희, 천진석, 곽경인, 이은주, 심정원, 전안나, 이석환, 윤연주, 고석우, 이진이, 김일수, 이경희, 윤귀선, 고한용, 허순임, 박주종, 김민재, 김평화, 전재일, 강미경, 배은하, 홍갑표, 소소서원(이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