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직원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직원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1.02.22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좀 찝찝한 이야기다.
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을 할 때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들은 이야기다.

거짓말을 하는 직원 때문에 골머리가 아프다는 어떤 관장의 하소연을 들었다. 그 직원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금방 드러날 게 뻔한데도 거짓말을 일삼는다는 것이다. 직원들 간에 불협화음을 상습적으로 조장한다고도 했다. 기관의 재정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유용하기도 한다는 거였다. 근무태도에도 문제가 있고, 후배 직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했다. 이런 직원이 간부로 재직하고 있다는 것과 여전히 못된 일을 꾸미는 데 골몰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사회복지현장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를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러자 경위서를 포함한 증빙자료들을 보여주었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 직원의 행태는 사회복지사가 해서는 안 될 일만 골라서 하고 다녔다. 충격적이었다. 지역주민들을 속이고, 동료들을 해롭게 하고, 기관에 손해를 입히고, 관장을 모함하는 일에 광분하는 그 직원의 행실이 도무지 믿겨지지 않았다. 그런데 제시된 자료들을 보니 빼도 박도 못할 사실이었다.

본인도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문서가 여러 장이었다. 그런데도 털끝만큼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달래도 보고, 호되게 훈계도 해보고, 진솔하게 대화도 나눠보았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어서 답답해 미치겠다고 했다.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사람이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삐끗해서 잘못된 판단과 행동을 할 수는 있다. 그런데 그런 행위가 반복된다고 하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면직을 시키려고 해도 규범적으로만 보면 경미한 일들이라서 인사위원회에 올리기도 마땅치 않고, 또 가정이 있는 직원이라서 생계수단의 박탈이 초래할 안타까움을 고려하면 어떻게든 고쳐서 함께 일했으면 좋겠는데 묘안이 없다는 게 관장의 장탄식이었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답변을 내놓기가 매우 어려웠다.
이런 경우 초기대응이 중요한데 시점을 놓친 상태였고, 고쳐보겠다는 관장에게 ‘면직권유’도 합당한 조언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가 좋아하는 업무를 조금 무겁게 맡겨보라고 했다. 또 수시로 관장실에 불러 다양한 대화를 나누라고 권면했다.

3개월쯤 지나서 연락이 왔다. 오히려 못된 행태가 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잡음과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면직시키라고 했다.

얼마 전에 그 관장과 통화했다. ‘천국이 따로 없다’고 했다. 대개 악성종양은 자연치유가 어렵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외과적 수술을 통해 확실하게 도려내야 한다. 그래야 전이도 막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