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지원종합조사표는 차별이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지원종합조사표는 차별이다
  • 지석연 (SISO 시소감각통합상담연구소 소장)
  • 승인 2019.06.04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는 장애등급제를 없애고 서비스 지원을 판별할 조사표를 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현재 조사표로는 각각의 신체기능손상/정신기능손상 (인지기능, 감정기능, 고차뇌기능 등)/ 소화기, 내분비, 심폐, 비뇨생식기능 손상 등의 특성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장애를 반영하지 못한다.

시각장애인은 시각 손상으로 생활에 어떤 장애를 겪을까? 
청각손상인 사람들은 어떤 장애를 겪을까? 
신체 움직임을 못하는 사람들은 어떤 장애를 겪을까?
지적 능력이 제한적인 사람을은 어떤 장애를 겪을까?
순환기, 내분비계, 소화기계통이 손상된 사람들은 어떤 장애를 겪을까? 
정서와 감정의 뇌기능이 손상된 사람들은 어떤 장애를 겪을까?

아.... 후각 손상인 사람은 일상에서 어떤 장애를 겪을까..?

기존의 장애 등급은 신체손상만 판단해서 생활의 장애를 파악하지 못했다.

예를 들면 이런식이다. 다운증후군인 사람은 사실은 지적장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은 관절과 근육의 약화도 생길 수 있다. 그런데 다운증후군이면 지적장애로 분류되고, 지적장애인인 사람이 외부를 다닐 때 이동이 불편해서 휠체어가 필요해도 지체장애 판정이 어렵다. 뇌성마비같이 뇌병변장애도 아니므로 휠체어 제공을 위해서 지체장애 판정을 받아내야 한다. 질병과 신체손상과 생활의 장애가 맞물려 지지 않는다.

이전의 장애등급제는 엄밀히 말하면 '손상등급제'와 '질병등급제'의 비합리적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WHO는 질병분류를 따로하고, 기능 수행을 기반으로 한 장애분류를 따로한 뒤 각각에 대한 건강중재분류를 따로 하는 것이다. 한국은 장애분류에 질병분류 ICD만이 아니라, 삶의 기능수행과 장애에 대한 ICF를 활용하라는 권고를 받은 나라다.

WHO나 세계장애보고서 등에서 소개, 권고하는 장애평가인 ICF나 MDS, 또는 워싱턴 그룹의 장애의 내용과 정도에 대한 평가는

- 보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 
- 듣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 
- 움직이고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 
- 기억하거나 집중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 
- 씻기, 옷입기 등 일상생활활동의 어려움이 있는지? 
- 일상적 언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

로 나누어서 해당 영역의 어려움 정도와 그 중복정도를 합하여 삶의 장애에 대한 무게를 경도 - 중등도 - 중증도로 나눈다.

그 인구는 중증인구가 4-5%, 한 영역에 약간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약 15-20% 사이로 조사되는 편이다. 
이 생활을 기반으로 한 장애나 어려움을 알기 위해 WHO는 ICF를 기반으로 한 WHODAS 2.0 버전을 추천하며, 이 또한 통계적으로 서로 위의 워싱턴 그룹의 내용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된다.

하나가 더 있다. 질병으로 인해 어느 정도 소진, Burden을 겪는지에 대한 Global Burden of Disease (GBD) 또한 World Health Suevey, Model Disability Survey, WHODAS와 비슷한 통계수치를 보인다.

그런데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서비스조사표를 살펴보자. 
내용은 
- 가정에서 사는 데 필요한 기본일상생활
- 지역생활자립에 필요한 수단적 일상생활 (정말, 동작이 뭐냐 동작이!!! 그렇게 활동이라고 해도 동작만 보고 장애 판별을 해?! 증말!)
- 인지행동 
- 사회생활(직장/학교)여부
- 사회적 가구 형태 (1인 가구인지 다인가구인지)
- 물리적 주거 특성

으로 조사한다. 꽤 있을 것은 다 있다. 

문제는 점수 산정 가산 방식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서비스 지원이 많아지는 체계다. 신체의 각 손상 영역별 특성 반영이 아니라 총점! 이동과 기본ADL 점수 비중이 너무 높다!

실제 사례를 토대로 채점을 해 보았다. 
'사지 마비로 전신을 움직이지 못하나 인지가 양호한 사람'의 경우 몸은 움직일 수 있으나 인지 수준은 낮고 소통이 매우 어려운데다 감정변화가 급격해서 늘 옆에 누군가가 있어야만 하는 사람보다 점수가 높다

발달ㆍ지적ㆍ정신장애인의 생활은 신체장애만 있는 사람과는 또다른 엄청난 어려움이 있는데, 움직임 장애에 대한만큼 지적장애, 사회적장애, 감정과 행동적 장애에 대한 서비스 지원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의사소통은 거의 비중이 적다.
시각, 청각 손상 등 이중 존상이 있어도 한 항목으로 배점이 된다!

따라서, 사람의 장애 상황에 따른 종합지원판정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차라리 일상생활과 지역사회 생활 평가를 작업치료사를 동원해서 직접 평가하게 하고 통계로 분석해 보는 방법이 더 낫다. 직군을 내세우는 것, 잘 하지 않는 일이지만, 작업치료사 입장에서 장애인 일상생활, 지역자립 지원하는 전문가로서 이런 도표 보니까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다.

아니면! 물어보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