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사람이 없나?
그렇게도 사람이 없나?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1.05.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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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내일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신명이 난다. 그 기대가 없으면 오늘을 사는 힘이 무너지게 되고, 빛나야 할 눈망울도 초점을 잃게 된다. 내일에 대한 즐거운 전망은 현재의 고단함을 이겨내는 동력이다. 희망이 필요한 이유다. 따라서 힘에 겨운 일들로 마음고생이 많은 요즘의 국민정서를 감안해 볼 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할 일은 내일에 대한 ‘희망 이야기’들을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의 무거운 발걸음이 천근만근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정부의 몇몇 사람들은 국민들의 희망을 아주 깔아뭉개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이는 일에 열심이어서 답답하다.

얼마 전, 몇 개 부처 장관에 대한 개각이 단행 됐다. 곧이어 그 뒤를 이을 장관들의 명단이 발표되었다. 그런데 개혁과제들을 혁신적으로 추진할만한 인사가 발표되기를 고대하던 국민들의 기대와는 동떨어진 함량미달의 인사들이 발표되었다. 이들을 추천한 정권의 핵심부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인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현재의 재난적 상황을 아우르기에는 번지수가 영 다른 사람이 내정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정권적 차원의 이익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국민들의 존경을 받으면서도 정권의 도덕성과 정당성 그리고 개혁적 이미지까지 한꺼번에 들어 올릴 분이 우리나라에는 수두룩하다.

그런데 하필이면 기본적인 도덕성마저 구비하지 못한 인물들을 어쩌면 그리도 용하게 골라서 내정할 수 있었을까? 그들의 인격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나 내정자들의 이름 석자가 발표된 이후 쏟아지는 각종의 의혹들은 한심하고 답답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국가적 과제들을 원만하게 추진할 수 있는 분들이어서 발탁했다는 대변인의 입을 쥐어박고 싶을 정도다. 오죽하면 이 정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학자나 사회운동가들조차 불만을 표시했을까. 실제로 청문회 과정에서 그들이 보여준 실망스런 태도는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할지 걱정스런 정도였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국민들은 고위공직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 사람이 ‘천사’이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도 있겠고, 비난받을 일에 연루되기도 한다. 독야청청한 사람이 많지 않음을 알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을 좌절시키는 정도의 사람이 장관직에 오르는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슬픈 일이다. 그들의 상황인식이나 부도덕성은 국민들의 자존감마저 공중으로 날려버린다.

거듭 강조하지만 사람들은 희망에 기대서 산다. 희망이 보여야 오늘을 살아낼 수 있다.

부적합한 인사를 등용하는 것은 국민들의 희망을 짓밟는 아주 부도덕한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