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치유
웃음과 치유
  •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7.09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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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학 중이던 약 30년 전, 대다수 재활센터와 병원에서는 1일 1시간 정도는 ‘웃기운동’을 전개하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난다.

최근 우리나라도 ‘웃음치료사’라는 자격증이 생겼을 만큼 웃음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다스려주는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물론 웃음을 유발하는 유머 자체가 육체적 고통을 덜어주는 확실한 처방책인 것은 아니나 최소한 인체의 자연치유능력을 촉진시켜 주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제까지 진척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의 감정상태와 마음가짐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시사해준다. 지난 30년동안 면역학 전문가들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배꼽을 거머쥐고 한바탕 웃음을 토해낼 때 인체의 자동면역체계에 긍정적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목되는 전문가들은 ‘웃음 건강학’에 ‘정신신경면역학’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최근 미국 의학협회저널은 웃음을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자연치유효과에 대해 이렇게 열거했다.

<호흡률 증가>

폭소를 터뜨리게 되면 정상적인 호흡방식에 변화가 생겨 호흡을 빠르게 하며 이로 인해 혈중 산소량을 증가시킨다. 만성적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이 큰 소리로 웃으면 폐에 끼어 있는 점액질이 일부 제거되기도 한다.

<근육조절>

자주 웃으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해 준다. 근육 실조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거듭된 웃음을 통해 잠시나마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심장기능촉진>

한 바탕 쾌활하게 웃을 때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한다. 심장박동이 빨라지면 자연히 혈액순환도 빨라져 체내 각 부분에 대한 산소공급이 원할해진다.

김종인 나사렛대 휴먼재활학부 교수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이사장
김종인
(나사렛대 휴먼재활학부 교수 /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이사장)

또 호탕한 웃음은 타액 속에 존재하는 면역글로블린A를 증가시켜 감기와 독감, 축농증을 예방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웃음의 긍정적인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웃음을 순기능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전래적으로 잘 웃는 사람을 ‘실없는 사람’, ‘실성한 사람’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 사람은 1일 3시간을 웃는데 비해서 한국사람은 1일 15분밖에 웃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 웃는 사람에게 행복이 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의학저널에서 보듯이 장애인의 치료와 훈련, 특히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효과도 크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비단 장애인만이 아니라 이 땅을 사는 모든 사람에게 “웃음”만큼 소중한 활동은 없다. 오늘부터 우리는 웃음공장을 만듭시다. 한바탕 호탕한 웃음이 아니라 어쩌면 바보처럼 항상 웃는 ‘즐거운 웃음’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