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다툼으로 전락한 경선 유감
아귀다툼으로 전락한 경선 유감
  •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21.08.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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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의 대통령 선거를 위한 각 정당의 예비경선이 아수라장이다. 시골동네 이장 선거만도 못하다. 모리배들의 아귀다툼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는 한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 정치행위다. 그래서 각 정당은 대통령의 자격이 있는 사람을 선발하는 엄중한 과정을 거친다. 내년의 대통령 선거는 ‘시대전환, 세대전환, 가치전환’이 화두일 수밖에 없는 선거다. 특별한 리더십이 필요한 배경이다. 또한 펜데믹이 초래한 극한적인 상황을 국민과 함께 헤쳐가야 한다. 추진력과 포용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경선은 이런 후보를 찾는 과정이어야 한다. 후보자들도 적합한 능력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 이게 모두 빵점이다.

‘민주당’은 특정 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한 억지주장이 검증의 탈을 쓰고 있다. 치부 훑어내기 경쟁이 한창이다. 특히 국무총리까지 지낸 사람 둘이 앞장서서 헛소리를 질러댄다. 그 꼬락서니에 그들의 수준과 한계가 담겨있다.

다른 후보들도 정책경쟁은 아예 관심이 없다. 얄팍한 이미지놀이와 말장난 중심의 정치놀이에 빠져있다. 나라를 어떻게 바꿔보겠다는 대담한 각오는 없다. 80년대 인식과 재탕공약이 넘친다. 그러니 철도를 놓겠다, 신도시를 만들겠다, 공항을 짓겠다는 등의 토건공약만이 난무한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지조차 분간하지 못하는 ‘속빈 강정’들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설친다. 환장할 노릇이다.

‘국민의 힘’의 형편은 더 가관이다. 자기 내부에서 후보를 골라내지 못하고, 외부 영입으로 그 자리를 때우려고 한다. 스스로 불임정당임을 공표한 셈이다. 놀랍게도 현 정부에서 고위관료를 지낸 인물을 대표주자로 삼으려고 한다. 정당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그들이 건들거리면서 무식한 이야기를 남발한다.

머리가 비었으면 눈치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기대난망이다. 젊은 후보 한 사람은 초지일관 칭얼댄다. 잔챙이 후보들은 피아(彼我)도 없고, 밑도 끝도 없는 어리버리 독설 대잔치를 벌이고 있다. 젊은 대표의 아이디어는 구천을 떠돈다. 이러니 정제된 정책이 단 하나도 없다. 한 마디로 난장판이다.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br>
 최주환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물론 경선초기라서 다소 어지러울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입만 살아 있는 사람이나 무작정 득표력이 있는 사람을 뽑는 과정이면 희망이 없다.

무자격자가 집권했던 슬픈 시절을 잊으면 안 된다.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순간이다. 투표 한 번 잘못하면 끝이다. 따라서 이번 경선은 ‘새로운 시대’를 담대하게 열어젖힐 사람을 찾아내는 과정이어야 한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세대전환의 과제’를 만들어내는 경선, 지금까지의 낡은 생각을 떨쳐내고 ‘젊은 꿈이 담긴 가치’를 제시하는 경선이 되어야 한다.

몇몇 사람이 디자인하는 나라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공유하는 한국’의 모습을 드높이는 경선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