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복지협곡’으로 떠 밀지마라!!
더 이상 ‘복지협곡’으로 떠 밀지마라!!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0.03.1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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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지역 확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2월 23일 정부는 코로나19 지역확산으로 감염병 위기 경보의 최고단계인 ‘심각단계’로 격상하였고 국가적 재난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과연 정부는 발달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어떠한 대책을 내놓았는가.

코로나19 최초 감염자 발생 이후 58일이 지난 현재 정부는 실효성 있는 발달장애인 지원 대책을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정부는 스스로 발달장애인의 지원정책이 열악함을 ‘복지절벽’이라고 표현했으며, 지원의 책임은 대부분 그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음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국가적 재난 상황인 현재 발달장애인의 지원은 ‘복지절벽’이 아니라 ‘복지협곡’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장애유무와 상관없이 확진자의 숫자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지원만 하고 있지, 확진자가 상시적인 지원을 필요로 하는 발달장애인인지, 부모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파악을 하고 있지 않아 장애인부모가 자가격리 또는 확진시에도 장애 자녀에 대한 지원은 전적으로 부모가 책임 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전국 17개 시도지부 및 150개 시군구 지회와 전국 70여개 장애인가족지원센터를 대상으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해 현황을 파악 중에 있고, 현재까지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에서 자가격리 대상인 발달장애인은 총 18명, 그 가족은 총 20명이며, 확진자인 발달장애인은 5명, 그 가족은 7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자가격리 시, 심지어 확진으로 인해 입원 치료를 받을 때도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은 전혀 없으며, 가족이 오로지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구지역에 뇌병변장애와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A씨는 신변처리 등 일상에 있어 24시간 지원이 필요한 중증중복장애인이다. A씨와 그 가족 그리고 활동지원사가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정부 지침에 따르면 확진자가 입원 치료 시, 병원 내 인력이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제한된 인력으로 그리고 장애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인력이 장애인 특히 중증중복장애인을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A씨의 경우 가족 보다 상태가 경한 활동지원사 B씨가 A씨를 지원하기 위해 같은 병원에 입원해 신변처리 등 일상을 지원하였다. 하지만 활동지원사 B씨의 상태가 악화되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중증중복장애인 A씨는 결국 어떠한 지원도 현재 받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다.  

코로나19 관련 발달장애인 지원 대책이 전무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가족만이 자가격리 대상이거나 확진자일 경우,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은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비단 발달장애인의 지원 공백은 자가격리 대상자 혹은 확진자의 경우만이 아니다. 지난 2월 23일 정부는 코로나19 지역확산 방지 대책으로 복지기관의 휴관을 권고하였고,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복지기관이 휴관 상태이다.

정부가 ‘복지절벽’이라고 표현한 우리사회 발달장애인 지원 정책은 발달장애인 개인을 중심으로 필요에 따라 지원하는 정책이 아니라 발달장애인 지원의 주책임을 가족으로 산정하고 낮 시간 최소한으로 복지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 즉 발달장애인이 아니라 가족이 최소한의 쉼을 가지면서 발달장애인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지라는 정책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떠한 실효성 있는 대책 없이 복지기관의 휴관은 ‘복지절벽’에 놓여 있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복지협곡’으로 떠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