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총련 "불법 폭력 장애인단체 사죄하라" VS 전장연 "황교안 후보 사수대 줄서기 그만하라"…'정면 충돌'
장총련 "불법 폭력 장애인단체 사죄하라" VS 전장연 "황교안 후보 사수대 줄서기 그만하라"…'정면 충돌'
  • 웰페어이슈(welfareissue)
  • 승인 2020.04.13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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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총선을 앞두고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려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전장연 소속 활동가가 황 후보에게 ‘장애인 비하’ 사과를 요구하며 황 후보 앞으로 가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전동휠체어를 막으려는 지지자, 캠프 관계자와 취재진 등이 뒤엉키며 전동휠체어가 넘어질뻔한 상황도 연출됐으며, 황 후보는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필요하면 또 말씀드리겠다’고 말한 뒤 현장을 빠져나가며 마무리 됐다. 

장총련 성명서

그러자 장총련은 지난 12일 성명서를 내고 전장연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장총련은 성명서에서 “육중한 기계장비인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사람을 공격한 것은 분명 악질적 폭력사건.”이라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소속단체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상대정당의 후보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으로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차대한 공격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불법 폭력 장애인단체와 회원은 전 국민을 상대로 석고대죄 하는 자세로 사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건전하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장애인 활동을 하고 있는 대다수 장애인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해 모든 장애인 동지들에게도 진정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총련이 지칭한 ‘불법 폭력 장애인단체’는 전장연을 말한다.

장총련, 전장연에 “불법 폭력 장애인단체와 회원은 석고대죄 하는 자세로 사죄해야” 비난

장총련은 “이번 사태를 자행한 활동가가 소속되어 있는 장애인단체는 그동안 극단적이고 반사회적인 활동으로 동료장애인들도 눈살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평일 퇴근시간대에 서울 도심의 양방향 도로를 점거하여 시민에게 큰 불편을 주는가 하면, 투쟁방법으로 공공시설을 훼손하는 등 장애인의 이미지에 먹칠을 해 온 전력이 허다하다. 그때마다 반성은커녕 폭력적 행태로 인한 비판적 관심을 오히려 투쟁의 동력으로 삼아 과격성을 이어갔다.”며 “이제는 정치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폭력까지 행사하는 반민주적 범죄 집단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장애인의 정치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정당한 절차와 합리적인 방법으로 정책을 만들 수 있게 보장하고 있는 현실에서 폭력적인 방법에 의존한다면 더 이상 사회적 동의나 지지를 얻기 어렵다. 때문에 후보를 향한 폭력이 복지활동이 아닌 의도적 정치행위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라며 “우리 장애계는 일부 장애인의 과격한 활동이 우리나라 전체 장애인의 모습이라고 비춰지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성명에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한국장애인연맹, 한국청각장애인협회,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한국산재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한국근육장애인협회 등이 연명했으며, 장총련을 비롯한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한국장애인연맹, 한국청각장애인협회, (사)내일을여는멋진여성,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한국산재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한국근육장애인협회 등 11개 장애인단체는 지난 8일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지지선언을 한 바 있다.

전장연 입장문

전장연, 장총련에 "황교안 후보 사수대 줄서기 역할 그만하라” 규탄

그러자 전장연도 지난 12일 입장문을 내고 장총련을 거칠게 규탄했다.

전장연은 장총련의 성명을 ‘막말도배서’로 규정한 뒤 “그들의 주장에서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장총련은 성명서에서 ‘휠체어가 돌진’했다고 하는데, 장애인 유권자가 자신의 전동휠체어를 타고 정치인에게 다가가는 것은 돌진이 아니라 정당한 이동이자 민주적 소통을 위한 만남이다. 돌진은 자동차가 사람을 향할 때나 쓰는 말이다. 전동휠체어가 ‘돌진’한다는 장총련의 성명에는 장애 감수성도 보이지 않고, 민주주의의 소통 원칙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폭력배에게는 폭력만 보이는 모양이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장총련은 지난 2001년 장애인 이동권 투쟁부터 시작해 중증장애인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저항하고 투쟁해온 전장연의 투쟁을 민주주의 국가를 폭력으로 훼손시킨 불법 폭력으로 규정하며 우리를 반민주적 범죄 집단으로 매도했다.”라며 "장총련은 ‘자유당 시절의 정치깡패’들이라는 극한 말까지 동원하여 비난한다. ‘자유당 시절의 정치깡패’를 동원한 정치세력의 후예들은 누구인가. 군사독재·독점재벌에 저항했던 투쟁을 매도하는 정치세력의 후예들인 미래통합당의 모습에서 장총련의 막말도배서가 겹치는 느낌은 무엇일까.”라고 비판했다.

또 “장총련은 “나름 법정단체들 모임의 체면은 갖추기를 당부한다. 장총련의 황교안 후보 사수대 줄서기 역할은 눈물겹다. 그만큼 하면 족하다. ‘단지 성은이 망극하나이다’로 발전되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선거가 끝나 장총련의 황교안 후보 사수대 역할이 끝나면 장애계에서도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혐오·차별발언 방지의 제도화에 대하여 토론도 함께 제안해 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