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거리 두기 4단계, 사회복지시설 온라인 토론회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코로나19 거리 두기 4단계, 사회복지시설 온라인 토론회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1.08.19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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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널뛰는 확진자 수에 맞춰 대응해오신 곳들은 크게 못 느끼겠지만 코로나19 거리 두기 4단계가 정말 심각한 단계란 걸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도 제가 일 넘기기를 기다리는 분들이 있지만 ㅠㅠ (죄송 죄송) 4단계 격상 때문에 온라인 행사 진행조차 어려움을 겪는 기관 여러군데서 연락이 와서 아침부터 같이 알아보고 상의해 드리고, 요청하시는 것들 처리하다 보니 벌써 4시가 넘었네요.

혹시나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실무자 분들이 계실지 몰라서 온라인 토론회를 중심으로 간단하게나마 제 경험담과 의견을 공유합니다. (제 경험이 절대적인 건 아니고, 혹시나 오류가 있거나 더 좋은 방법이 있는 분은 의견 남겨주세요)

우선 4단계 격상으로 대관이 어려워졌습니다.

수도권을 기준으로, 장애계는 국회의사당 앞에 있는 이룸센터를 대관해 행사를 많이 진행하는데요. 국회랑 가깝다 보니 국회의원이 내빈으로 참석하기 손쉬운 장점도 있습니다.
문제는 코로나 거리 두기 4단계로 인해 해제될 때까지 대관이 전면 중단됐는데, 이룸센터와 같이 국가의 예산을 받아 운영하는 시설들의 대관은 모두 중단 중입니다.

작년 아니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대관 장소 평수 대비 참여인원수를 계산해 온라인 행사라도 온오프 믹스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대관 자체가 안되니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인 거죠.​

수도권 거리 두기 발표가 내일 있는데, 지금의 상황에선 4단계 유지가 확실해 보이고, 일각에선 추석까지 이어갈 거라는 말도 들리고 있습니다.

온라인 토론회, 소규모 회의실에서도 충분히 가능

그렇다면 행사 자체를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할까 고민스러울 텐데, 저는 소규모 회의실이 있는 단위라면 대관해서 행사를 진행하기 보다, 자체 회의실에서 진행해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사이즈가 있는 장소를 대관하는 가장 큰 이유를 들어보면 온오프 믹스로 진행하는 것까지 염두를 하시거나 여유로운 공간에서 안정적으로 송출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것 외에 또 하나가 토론자를 한 무대로 올려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싶어 하기 때문도 있더라고요. 일반적으로 발제 2, 좌장 1, 토론 4 등 6~7명이 한 무대에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간격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오프라인 토론회에서 진행하는 일반적인 세팅. 온라인에서도 이렇게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개정안 마련을 위한 온라인 토론회
오프라인 토론회에서 진행하는 일반적인 세팅. 온라인에서도 이렇게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개정안 마련을 위한 온라인 토론회

 

아마 사진 속 대오를 떠올릴 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온라인에서도 꼭 일렬로 같이 있어야만 할까요?

발제자 대부분은 ppt를 사용하기 때문에 ppt가 연결된 컴퓨터 앞에서 발표를 하고, 토론자는 일렬로 된 좌석에 앉아 토론을 진행하는데요. 이걸 살짝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어제 온라인 토론회를 진행한 교육장. 온라인이라는 장점을 활용, 비교적 작은 공간이지만 3면을 활용해 운용할 수 있습니다
어제 온라인 토론회를 진행한 교육장. 온라인이라는 장점을 활용, 비교적 작은 공간이지만 3면을 활용해 운용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발제자와 토론자가 한 무대에 있어야 플로어에 계신 분들이 토론하는 모습을 보기 편하지만 온라인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심지어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현수막도, 이름표도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온라인으로 송출할 화면에 이 모든 걸 담으면 되기 때문이죠. 타이트하게 인물을 잡는다고 하면 뒷 배경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작은 회의실의 공간을 나눠서 한쪽에서는 사회자와 좌장, 발제자가 위치하고, 다른 한쪽에는 토론자를 배치, 또 다른 한쪽에는 수어통역사를 배치한 후 각각 카메라를 별도로 설치해서 담아낸다면 시청자들은 불편함 없이 시청할 수 있습니다.

테이블 설치는 창문 없는 벽에 위치해야 역광 막을 수 있어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위치를 나눠서 배치했는데 인물이 밝게 보이기 위해 커튼 없는 창문 앞에 테이블을 세팅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오히려 역광 때문에 인물이 어둡게 보이니 이 점만 유의해 준비하시면 작은 회의실에서도 충분히 온라인 토론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하면 사전에 촬영팀이랑 상의하셔서 조명을 설치하면 역광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줌 or 유튜브?

송출 채널을 뭘로 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받습니다.

어떤 분들은 줌과 유튜브를 동시에 송출하는 게 좋지 않냐 말씀을 하는 분도 계시는데요. 선택하실 때 각각의 특장점을 보고 선택하시는 게 좋습니다.

줌의 경우 사전에 접수를 받아 입장시키기 때문에 누가 들어왔는지 특정할 수가 있고,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하기 때문에 유튜브보다 현장감이 좋습니다. 이 때문에 단순히 질의만 듣는 게 아니라 참가자들이 이야기할 자리를 마련하고 싶을 경우 줌이 유리합니다.

반면 유튜브는 불특정 다수, 전 세계 사람들이 시청 가능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매우 좋습니다.
요즘 대부분 스마트폰에 유튜브 앱이 깔려있는 점을 생각하면, 누구나 간편하게 접속 가능하기 때문에 카톡 등으로 주소만 알려줘도 쉽게 들어올 수 있어서 시청자들에게 매우 편리하죠.
유료나 특정인들만 시청을 원할 경우 링크를 받은 이들만 열어볼 수 있게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중계를 한 영상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아카이빙 용으로도 활용하기가 좋습니다. (여러분들이 속해있는 기관의 10년 전 영상 자료는? 하고 떠올려 보시면 어떤 의미인지 공감하실 겁니다!)

또 줌과 같은 온라인 미팅 프로그램은 화질보다 끊김 없는 접속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서 일정 부분 화질 열화를 감수해야 하지만 유튜브로 송출하는 영상은 깨끗하게 시청할 수 있습니다.

다시 앞 질문으로 돌아와, 그러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건 어떠냐고 묻는데, 제 경험으로는 비추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중계하는 토론회 대부분이 몇천 명이 시청하는 규모가 아닙니다. 많아야 몇 백 명 수준인데, 참가자들은 줌으로 들어와야 할지, 유튜브로 들어와야 할지 헷갈려 하다 아예 접속을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고, 한정된 인원수가 또 분산되기 때문에 각각의 참가자 수는 적은데, 카운트하는 데는 어려움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유료로 진행하거나 참가자를 특정하고 싶은 경우에는 줌 등 온라인 미팅 프로그램으로 송출을, 무료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깨끗한 화질로 송출을 원할 경우 유튜브를 선택하시는 게 좋습니다. 다만 질문자가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 음성으로 질문하기를 원할 때는 줌을 통해 유튜브로 송출하는 방식을 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아 참, 요즘 텔레비전에서 많이들 하는 모습, 뒤에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사람을 배경으로 하고, 발표자 얼굴이 나오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곳도 있는데요. 당연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려면 많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돼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회복지기관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이점 고려해 주셔야 합니다.

발제/토론자가 현장 참여가 어려울 경우?

거리 두기가 심각단계가 지속되다 보니 발제자나 토론자가 토론회장까지 오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많이 생깁니다. 과거에는 이럴 경우 사전에 촬영한 영상을 상영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했는데, 요즘에는 줌이나 팀즈, 구글미트 등을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온라인 미팅 프로그램은 이미 회의뿐만 아니라 강의나 토론회에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굳이 유튜브로 송출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죠.

줌의 경우 자체적으로 유튜브나 페이스북으로 송출할 수 있는 기능도 내장돼 있어 줌으로 진행하는 토론회를 유튜브로도 송출 가능합니다.

그런데 줌으로 하면 화질도 안 좋고, 뭔가 없어 보이는 것 같고... 그래서 유튜브로 송출하기를 바라는데, 먼 거리에 있는 발표자를 어떻게 불러올까 고민하다가 유튜브 안에 줌을 얹어서 송출하기를 바라는 곳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 화면 캡쳐. 사진 속처럼 줌으로 접속한 발표자를 불러와 수어통역과 함께 유튜브로 송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준비하는데 신경 써야 할 게 많습니다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 화면 캡쳐. 사진 속처럼 줌으로 접속한 발표자를 불러와 수어통역과 함께 유튜브로 송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준비하는데 신경 써야 할 게 많습니다

 

송출할 때 현장에 계신 분의 화면과 줌에 접속해 있는 분의 화면을 함께 유튜브로 송출하는 건 가능합니다.

실제로 진행을 해보니 문제가 두 가지 정도 발생하는데요. 첫 번째는 줌에 들어와 계신 분은 현장의 상황을 시청할 수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 문제는 줌에 접속된 피씨에 별도의 캠을 달거나 노트북 렌즈를 적당히 조절해 현장 상황을 볼 수 있게 하는 방법, 줌 참가자가 유튜브에도 접속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딜레이 문제입니다.

뉴스를 시청하다 보면 해외 소식을 전할 때 현지 리포터가 한참 뒤에 이야기하는 모습을 본 적 있을 겁니다. 유튜브-줌으로 송출하다 보면 같은 현상이 발생합니다.

현장의 인터넷 속도가 빠르다고 해도 송출을 하다 보면 몇 초, 길게는 몇십 초까지 딜레이가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줌으로 접속한 분과 현장에 계신 분과의 시간차가 발생해 진행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점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온라인 토론회, 고정관념 틀 깨면 다양한 연출 가능

정리하자면,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방식을 온라인에서 구현 가능하고, 여기에 기술력이 감당되는 범위 안에서의 상상력이라는 양념을 가미하면 재밌는 시도들을 다양하게 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궁금해하는 것들 다시 정리해보자면,

오프라인 행사장으로 못 오는 발표자가 있을 경우 줌 등 온라인 미팅 프로그램을 활용, 유튜브로 송출 가능합니다.

다만 원활한 진행을 위해 줌에는 발표자만 입장시켜 음소거 등 관리 문제를 최소화하고, 행사장에는 별도의 모니터를 설치해 줌에서 발표하는 모습을 오프라인 현장에 계신 분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세팅합니다. 이 과정에서 오디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미리 조율하고, 토론회 직전에는 변동 없이 사전에 테스트를 거친 세팅으로 진행해야 문제 발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때 스태프는 행사 진행 전반에 대해 좌장 등 발표자들에게 자세한 사전 설명을 통해 이해를 구하고, 줌과 유튜브 각각 배치해 행사 진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돕습니다. 또 반드시 사전에 리허설을 진행해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문제를 사전에 대비합니다.(행사 준비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무선 마이크 등 배터리가 들어가는 장비 체크 잊지 마세요)

또 어느 정도 사이즈의 회의실을 갖고 있는 곳이라면 마냥 대관할 수 있을 때만 기다리기 보다 카메라를 여러 대 두고 공간 활용의 묘를 발휘, 작은 공간에서도 오히려 색다르게 온라인 토론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