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색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볼까? 3
어떤 색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볼까? 3
  • 이혜주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11 2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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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번째 글에서 강점관점을 발견하여 사례관리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의 강점을 찾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먼저 활용해 보는 방법도 제안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강점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약점과 문제만 보이는 클라이언트에게는 어떻게 개입하면 좋을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타인의 강점을 찾을 때 강점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을 탈피하는 것입니다. 강점이니까 대단한 것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네, 대단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래도 어렵다면 유튜브에서 먼저 이 영상을 찾아보세요.

EBS 지식채널e ‘ 엄마가 울었다’ 를 보시면 중학생들이 부모님의 칭찬거리를 찾아 칭찬하고 부모님의 반응과 그에 대한 나의 감정을 정리하는 과제 총 30번을 수행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의 칭찬거리를 찾는 아이들도, 칭찬을 받는 부모님도 모두 어색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과제를 수행해 가면서 점차 부모님을 관찰하게 되고 부모님께 관심이 생겨나게 됩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클라이언트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으로 자세히 관찰하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잘 띄지 않는 강점이 보이게 됩니다.

지난 글, 권씨 어르신에게서 발견한 강점을 다시 살펴봐 주세요. 신체적인 건강함, 다른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 2가지를 강점으로 찾아 어르신의 우울감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찾은 어르신의 강점은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능이거나 대단한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너무 흔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조차 인식하지 못한 그 강점이 어르신 내면 깊이 숨어 있던 회복력을 끌어 올렸고, 특별한 자원연계 없이도 자연스레 우울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겁니다.

EBS지식채널e "엄마가 울었다"
EBS지식채널e "엄마가 울었다"

그래도 여전히 클라이언트의 약점과 문제만 보이신다면 jtbc 드라마 ‘ 눈이 부시게’ 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드라마 10회기에서는 범죄조직에 끌려가 위험에 처한 남자 주인공을 구출하기 위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벤져스로 뭉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모인 분들을 살펴보면 수다스러운 할아버지, 도벽이 있는 할머니, 강아지밖에 모르는 할아버지, 워커 없이는 걷는 것이 불편한 할머니, 시각장애 할아버지 등 무시무시한 범죄조직과 맞서서 싸우기엔 약점만 있는 분들입니다. 그러나 그분들의 약점은 구출 작전을 펼쳐나가는 다양한 상황에서 강점으로 변화 합니다.

수다스러운 할아버지 덕분에 범죄조직원들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끌 수 있었고, 강아지밖에 모르는 할아버지 덕분에 맹견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좁은 통로에서 워커로 천천히 걷는 할머니 덕분에 뒤따라 오는 범죄조직원들로부터 도망갈 시간을 벌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힘을 합쳐 남자 주인공 구출에 성공합니다.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 한 장면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 한 장면

상황이 달라지면 약점도 강점으로 승화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 약점은 처음부터 약점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대단한 점, 남보다 뛰어난 점, 좋은 점에 집중하기보다 지금 호소하는 그 문제를 그래도 지금까지 잘 견뎌온 클라이언트만의 방법에 초점을 맞춰 강점을 찾으려 노력한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애정 어린 관찰을 통해 강점을 발견하고, 클라이언트에게 알려주며, 해결의 열쇠로 활용하는 경험을 통해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역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 칭찬하기 30회를 마친 학생들이  "나도 참 괜찮은 사람 같다" 는 소감처럼, 여러분도 강점관점 실천을 통해 같은 마음을 고백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