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으로 읽고 한 눈으로 흘려도 좋다
한 눈으로 읽고 한 눈으로 흘려도 좋다
  • 양동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04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복지인을 위한 좋은 독서습관 #1
출처 : www.pixabay.com
출처 : www.pixabay.com

 우리나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사회조사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연간 평균 독서권수는 평균 7.3권이라고 합니다. 연령별로는 청소년 시기의 학생들이 평균 13.1권으로 가장 책을 많이 읽고, 성별로는 남성이 평균 7.7권으로 여성보다 0.8권 정도 더 읽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조사는 2년마다 한 번씩 시행되는데 201112.8, 201311.2, 20159.3, 20179.5권으로 점점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물론 책을 많이 읽는 것만이 궁극적으로 좋은 것이라고 감히 판단할 수 없지만 다양한 소셜미디어의 등장과 독서를 대체하여 유사한 또는 그 이상의 유익을 주는 많은 콘텐츠가 생겨나면서 독서의 인기가 사그러드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인으로서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사회복지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자 주요한 기술인 경청을 연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독서는 책이라는 매체에 인쇄된 활자를 읽는 행위임과 동시에 책을 쓴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가만히 듣는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꾸준하고 다양한 독서를 통해 읽기의 근육을 잘 키운다면 그것이 곧 사회복지인으로서 경청을 위한 듣기의 근육도 또한 강화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코로나19로 금새 지나가 버릴 것만 같은 이 가을에 사회복지인을 위한 좋은 독서습관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째, 일부러 시간을 내어 책을 읽습니다.

 보통 우리는 틈틈이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출근하는 지하철에서나 점심식사 후 여유로운 시간 또는 친구를 기다리거나 빨래방에서 타이머가 멈추기를 기다리면서 말입니다. 그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바쁜 일과와 일상 중에서 책을 읽는 시간을 한주에 최소 3시간 정도 미리 계획하여 따로 떼어서 가지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책을 읽는 특정한 요일과 시간을 자신의 루틴으로 만들어 정기적인 독서의 습관을 만들어 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미리 준비된 시간을 할애하여 진행한 독서는 당신의 가슴 속에 깊이 흔적을 남길 것입니다.

 둘째, 좋은 공간을 찾아서 책을 읽으러 갑니다.

 흔히 독서는 남는 시간에, 그 시간 머무는 곳에서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혹시 독서를 하러 일부러 좋은 공간을 찾아 떠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개인의 취향에 따라 푸르른 숲이 우거진 야외공원일 수도 있고 추억이 깃든 출신학교의 도서관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 브랜드의 카페일 수도 있고 요즘 유행하는 스터디카페나 북카페일 수도 있습니다. 나의 일상을 벗어나 미리 준비된 시간과 일부러 찾아간 공간에서 가지게 되는 독서시간은 당신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셋째, 다독에 욕심내지 않고 좋은 책을 정독합니다.

 주변에 얼마 동안 몇 천권, 몇 만권의 책을 읽었다던지 하루에 책을 한 권씩 읽어 치운다던지 하는 생각만 해도 아찔한 독서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물론 독서의 스타일은 누구나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가능하면 다독에는 너무 욕심을 내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아무리 독서가 인생에서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당신의 일상을 과도하게 차지할 정도로 지나친 다독은 오히려 균형감을 잃을 위험성이 있습니다. 다독에 욕심내기보다 좋은 책을 정독하기를 힘써야 합니다. 또한, 너무 읽은 책을 암기하고 기억하고 기록해두려 부담가지지 마십시오. 한 눈으로 읽고 한 눈으로 흘려보내더라도 그 순간 감동이 있고 나의 무의식 중에 울림으로 자리 잡은 메시지는 언젠가 자신의 삶에 유익함으로 찾아올 것입니다.

 넷째, 가급적 새 책 또는 중고서적을 구입하여 읽습니다.

 요즘 대형서점에 가면 누구나 책을 사지 않더라도 마음껏 새 책을 편히 읽을 수 있도록 길다란 우드슬랩과 편한 의자 등을 구비해 놓은 곳이 많습니다. 눈치보지 않고 새 책을 몇 권씩 쌓아가며 열심히 독서를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저는 매번 그런 광경이 너무 불편합니다.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책을 구매해서 읽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도서의 가격이 저렴한 나라가 없다고 합니다. 별다방에서 신상음료 2잔 값이면 책 한 권을 살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가급적 새 책을 사서 읽고 만약 부담이 있다면 요즘 중고책을 프랜차이즈로 운영하는 서점에서 부담없이 사서 읽거나 주변의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어떤 책이든 당신에게 그 값 이상의 가치를 가져다 줄 것임을 제가 보증드리겠습니다.

 다섯째, 다 읽은 책은 그 책을 읽고 난 후 떠오르는 이에게 선물합니다.

 당신이 책은 가급적 직접 구매해서 읽는다는 조건으로 다음 이야기를 한다면 다 읽은 책은 책장에 고히 모셔두는 것도 좋지만 그 책을 읽고 난 후 떠오르는 이에게 선물하면 좋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나도 책을 읽고 남에게 선물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가 됩니다. 누군가를 축하해주거나 선물을 주어야 할 일이 생긴다면 일찌감치 어울리는 책을 미리 사시고 최대한 깨끗하게 읽은 다음 간단한 친필메시지와 함께 다시 선물해 보십시오. 같은 책을 독서를 한 사람과는 함께 공유하고 나눌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집니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의 질이 이전보다 더 좋아질 것입니다.

 누구나 저마다 독서의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언컨대, 독서의 캐릭터와 습관은 감히 정답을 내릴 수가 없음이 분명합니다. 사회복지사이면서 독립출판 작가이며,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함께 복지현장에서 수고하는 선생님들을 위해 부족한 독서습관에 대한 조언과 추천을 드리는 입장에서 이 글을 전합니다. 나머지 다섯 가지의 독서습관에 대해서는 다음번 칼럼에서 추가로 소개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좋은 책 한 권으로 마음이 풍성해지는 사회복지인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양동훈 칼럼리스트의 더 다양한 콘텐츠는 [양팀장의 슈퍼마켓]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Clic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