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사회복지인 참여통한 복지국가 건설 선언 ‘함성은 잦아들고’….남은 숙제는?
[취재수첩] 사회복지인 참여통한 복지국가 건설 선언 ‘함성은 잦아들고’….남은 숙제는?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9.06.17 17: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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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사회복지정책대회 취재 스케치

지난 14일 전국의 사회복지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회복지 역사상 모든 직능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범사회복지인 5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2019 사회복지정책대회’는 '사회복지 국가책임제' 슬로건 아래 OECD국가 평균 사회복지예산 확보, 사회복지종사자 근로환경 개선, 사회복지종사자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수준 급여 현실화, 사회복지사업 민관협치 강화 등 4대 의제를 정부와 정치권 등에 요구했다.

사실 이번 대회의 시작은 작년 제주에서 열린 사회복지전진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까지 사회복지사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는 체육대회가 유일했다. 하지만 축구대회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체육대회가 사회복지사 전체를 아우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남성, 운동선수 중심의 대회 운영방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지난해부터 체육대회와 정책대회를 분리해서 운영하기로 하고, 사회복지전진대회를 개최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체육대회와 다른 날 정책대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중심으로 치를 계획이었으나 한국사회복지시설단체협의회(이하 한단협)가 함께 참여하며 범사회복지계가 함께하는 대회로 성장했다.

문제는 특별한 이슈가 없는 점, 대규모 체육관 행사 참가인원에 대한 담보 등으로 인해 대회 성공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회 날짜가 다가올수록 전국 단위의 참가가 쇄도해 장충체육관 수용 한계 인원인 5천 명을 훌쩍 뛰어넘자 자리 배치로 인해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는 후문이다.

@김태웅
@김태웅

여기에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을 비롯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당 대표 등 정의당을 제외한 모든 당 대표가 참가해 화답했다. 여기에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과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 등도 참석해 대회의 백미를 장식했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사회복지인 처우개선’보다 ‘복지국가 건설위한 사회복지인의 주체 세력화’를 강조한 점을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단순히 처우개선만을 요구했다면 이익집단의 단체행동정도로 평가 절하될 수 있었으나, 범사회복지인이 처음으로 모여 복지국가 건설을 위해 주체세력이 되겠다는 선언은 정치권에서도 매력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고, 부담없이 참가할 수 있었지 않았냐는 게 중평이다.

반면 당 대표가 참석한 대회치고 ‘사회복지인을 위한 선물’이 없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말을 아껴야 할(?) 입장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덕담 수준의 축하에 그친 반면 바른미래당 손학규 당 대표에 이어 평화민주당의 정동영 당 대표의 발언에 이르자 ‘이번 대회의 수훈갑’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만큼 대회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복지도시 건설’을 놓고 지자체장 간의 ‘배틀’도 눈길을 끌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임기 중 실현한 사회복지 정책과 사회복지인 처우개선을 위한 제도 등을 소개하며 임기 내 전 직급 단일임금체계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약속하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지난 2013년 취임 직후 이미 단일화했으며, 현재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율이 106%에 달한다고 받아쳤다.

특히 원 지사는 전임 류시문 회장이 추진하다 실패한 ‘사회복지 연수원 건설’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정식으로 요청해 귀추가 주목된다.

대회장 앞에서의 사회복지노조 선전전도 인상깊었다.
대회장 입구에서 노래와 게임 등으로 분위기를 돋구는 역할을 톡톡히 감당하며 마치 대회 행사의 일환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질감이 없었고, 덕분에 노조에 대한 터부감을 많이 상쇄했다는 평가다.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그간의 논란은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대회 준비과정에서 탑다운 방식의 의제설정에 대한 잡음, 체육관 집결방식의 인원동원 등 부정적인 목소리도 상당했으나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자 한단협 장순욱 회장과 한사협 오승환 회장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며 일단 파란불은 켜졌고, 사회복지단체연대라는 공룡 연대체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김영민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사회복지 국가책임’을 바라보는 참가 단체간의 상조차도 다른 상황서 과연 각론으로 접어들었을때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험로가 예상된다.

처음으로 함께 한 길,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